대천마을_신목

나무 사진을 눌러보세요
수양버들.jpg
살구나무.jpg

  마을 입구 솟대자리에 포구나무를 심었는데 나무가 크니까 밑에 구멍이 큰 게 생겼어요. 그때도 얻어먹는 사람이 많았는데 동네에서 밥을 얻으면 나무 구멍 안에다 불을 떼고 거기서 뎁혀 먹었어요. 그래서 마을어른들이 야단치기도 했는데, 어떤 사람은 그 불쌍한데 뭐 어쩌겠노 그러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 솟대나무가 우리 어릴 때 죽어버렸어요. 불을 너무 많이 떼는 바람에.

 

  포구나무가 죽고 나니 그 자리가 쓸쓸하지 않소? 1932~1933년쯤 될 거예요. 일본에서 플라타너스가 관상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삼촌이 그걸 어디서 하나 구해 와가지고 심었는데 그 플라타너스가 저렇게 컸다 이 말입니다.

그런데 플라타너스는 외국 나무라 신목으로 할 수 없지 않소?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신목으로 화명초등학교 후문 입구에 느티나무를 하나 심었어요. 그것이 몇 년 안 가서 또 죽어버렸어요. 그 나무가 죽고 나서 왜정 말기가 되니 마을에서 별도로 신을 모시기 힘들어졌어요.

 

정수장 들어서면서 할 수 없이 고모당을 옮겨와 놓고 얼마 안 가서 현감하고 몇 명이 고모당 앞에 은행나무를 하나 심었어요. 고당 있는 자리에는 원래 나무를 심거든요. 그게 이리저리 하다가 이런 아름드리나무가 되어가지고 아주 보기 좋아졌습니다. 마을드는 자리에 어울리고 그래서 이것을 신목으로 호칭하자 해가지고 단오날, 무당하려니 돈이 많이 들어서(요새 무당 부르는 데 천만원 달라 해요) 마을에서 제사를 지내자 그래가지고 오늘(2013년 6월13일) 단오날 제를 지냈어요. 그리고 고모당 앞 은행나무를 신목으로 마을에서 모시기로 했습니다.

 

단오날 왜 했느냐 하면, 옛날부터 토지신, 소위 고당 같은 토신은 정월 대보름에 대부분 제를 지내고, 그 마을 지키는 신, 성황당제는 전부 다 오월 단오에 지내요. 신목은 고당이 아니니까 오월 단오날 했던 거요. 오늘은 성황당 젯날이에요. 성황당 젯날은 말하자면 이 마을에 왜놈에게 뺏겼으면 왜놈 쫓아낸다고 열심히 싸운 사람들 있잖소. 무당이 와서 그런 사람들에게 제를 지내는 게 성황당제요. 처음에는 무당들이 지내고 무당 지내고 난 뒤에는 마을 사람들이 전부 다 같이 지낸단 말입니다. 무당 지낼 때는 마을 지키다 죽은 사람들의 위령제를 지내고, 마을 사람들이 지낼 제에는 자기네들의 소원을 이루어달라고 소원제를 지냅니다.

 정우상, 89세, 양달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