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_사라지는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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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말해서 더 개발 안 됐으면 좋겠어요. 내가 산성빌라 맞은편에 사는데 거기 샛길이 있어요. 거기도 옛날에 내 어릴 때는 조그만 소하천이었어요. 물 쫄쫄 내려오는 천이었는데 그걸 지금 다 복개를 했어요. 그 길로 갈 때면 거기서 놀았던 옛날 생각이 나더라고요. 이제는 옛 모습을 갖고 있는 집이 없는 거 같애. 여래원 절 바로 밑에 보면은 다 옛날 집이었는데 다 바뀌고 지금은 옛날집이 딱 한 채 있어요. 내 친구가 그 바로 위에 집에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사 나오고 딴 사람이 살고 있는 걸로 알아요. 기덕이 모친이 아직 거 있는가 모르겠네.

최흥일, 47세, 용동골

 

양달, 음달까지 아파트 들어서면 인제 옛 모습은 없지. 전부 아파트 다 들어서고 나면 진짜 삭막해질 것 같애. 아파트가 들어서면 설수록 마을 원주민이 더 없어진다는 말이거든. 율리하고 화정하고도 다 없어지고. 동원은 동네 자체가 없어졌어. 공창마을이라고 해봤자 거기도 딱 중간에 부산은행 뒷골목 들어가면 공창회관 있는 데 거기만 몇 군데 그대로 옛 모습 조금 보일까. 거기 말고는 없어. 옛 모습 찾기가 힘들지. 수정마을도 수정교회 있던 자리 뒤쪽으로 조금 남아 있고. 와석은 다 없어졌다고 봐야 되고. 용당마을은 아예 동네 자체가 없어져버렸고. 여기도 마찬가지고 거의 다 없어져버렸지. 안타까워요.

최흥일, 47세, 용동골

대천천도 다 망가뜨려놓았고. 신도시 개발하면서 롯데낙천대와 한일유앤아이 사이의 하천을 모두 콘크리트로 덮어버렸어요. 그게 10년도 안 되어 콘크리트 일부를 걷어냈지만 예산부족으로 다 걷어내지는 못했어요.

말 그대로 황폐화되었죠. 자연부락을 이루어 살던 동네가 아파트 모심기 하듯 빽빽하게 들어찬 모습에 실망스러워요. 이왕이면 주택지, 빌라지역, 아파트 등 다양하게 아름답게 재개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커요. 예술촌, 공방거리를 만든다든지 해서 특화할 수도 있잖아요. 민, 관이 함께 이 마을을 보존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모아보자고 했어요. 이렇게 하는 게 이 마을을 살리는 길이 아닐까 해요.

양정현, 51세, 경남아파트

 

낮으로 농사일에 매달리다가 저녁 먹고 나면 사랑방이나 머슴방에 밤마다 모여 앉아 새끼 꼬고 짚신 삼아 신으며 이 이야기 저 이야기 주고받으니, 내가 내일 어디로 논 매러 간다는 것도 알고, 그 집 닭이 몇 마리, 돼지가 몇 마리, 소가 있는지 없는지도 다 알고, 뉘 집 식구가 몇 명이다, 얼라가 몇 살이다, 그 집 살림살이도 환하게 다 알았거든. 근데 요즘은 한 동네 살았다는 그뿐이지, 뉘 집 사정도 모르고 누가 또 우리 집 사정도 옳게 모르고 그러거든. 요즘은 할 말이 있으면 전화로 다 하고 이웃집에 오가는 법이 잘 없으니 그 집 사정을 잘 모르지. 한동네 사람이라도 전혀 안 만나지고. 내가 니랑 만난 것도 오늘 처음 아이가.

윤희수, 89세, 음달마을

 

김해 쪽에서 보면 화명동에 전부 아파트촌처럼 보이잖아요. 저렇게 아파트가 많은데 우리는 아파트도 하나 없나 이런 생각이 들어서 이제는 아파트에 좀 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어도 전에는 아파트가 사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그래도 시대에 따라서 자꾸 변화되고 나아져야지. 나는 그리 생각해요. 물론 사진 들춰보면서 옛날이 좀 그립고 그랬지만 그건 그거고요. 내 다음 세대가 살 때는 좀 더 좋은데 발전했는데 적응하면서 살아야지. 맨날 그렇게 살 순 없잖아요.

 윤인자, 56세, 음달마을